제목 [인천신문]2011.04.18 시도 때도없이 신호… 웃기만 해도 샌다
작성자명 nasaret 작성일 2011-07-29 11:03:20
내용  

 

시도 때도없이 신호… 웃기만 해도 샌다

착한 방광, 나쁜 방광, 이상한 방광

2011년 04월 18일 (월)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젊어서 시간이 많을 땐 돈이 없고, 돈 있을 땐 시간이 없더니, 이젠 시간도 있고 돈도 있는데 아무데도 갈 수가 없어. 이놈의 오줌통 땜에 도대체 관광버스나 고속버스를 탈 수가 있어야지.…” 70대 여자 환자분의 푸념이다.

젊은 시절엔 오줌 누는 것만큼 쉬운 게 없어 보인다. 일정량의 오줌이 모일 때까지 방광은 편안하게 늘어나주고, 그새 흘러내리지 않게 지긋이 요도를 붙들고 있는 것이 괄약근인데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되는 일이다. 그뿐 아니다. 변기에 앉으면 괄약근은 느슨하게 오줌 보따리를 풀어놓고, 곧이어 방광은 지긋이 오줌을 밀어낸다.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기던 이 방광과 괄약근의 찰떡같은 콤비플레이에 문제가 생기고 나면, 그때서야 “아~ 잘 먹는 것 이상으로 대소변 잘 보던 시절이 행복했었노라” 이렇게 고백하게 된다.

흔히 여성들이 급성방광염에 걸리면 통증과 오줌소태를 경험하지면 이 정도는 불과 며칠 치료하면 회복된다. 여자로 살면서 몇 번의 출산을 경험하다보면 어느 날 덜컥 요실금이 찾아온다. 이 경우 웃음을 잃게 된다, 웃으면 새니까. 이런 출산과 골반근 약화로 인한 요실금 정도는 간단한 수술로 해결이 된다. 그 외에 여러가지 질환으로 방광기능에 이상이 오기도 한다. 당뇨나 뇌졸중 또는 각종 사고로 인해 정상적인 방광기능을 상실한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 방광이 기운을 잃고 한없이 늘어나기만 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오줌이 불과 몇 방울 고이지도 않았는데 어서 나가라고 요동을 치는 별난 방광도 있다. 그 뿐 아니다. 방광은 오줌에게 어서 나가라 밀지만 입구는 열어주지 않는 초난감 불량방광도 있다. 출산도 안했고 당뇨도 없고 풍맞은 일도 없고 소변에 염증도 없다는데 자꾸 오줌소태가 오고 화장실까지 가는 길을 참지 못해 속옷에 지리는 건 어떻게 설명이 될까?

남성들은 늙으면 전립선이 점점커서 배뇨장애가 온다고들 하는데, 전립선도 없는 여성들이 늙으면 오줌 줄이 가늘어지고 잠자다 말고 수시로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현상은 또 어떻게 설명이 될까?

사람이 늙어가듯 방광도 늙는다. 내 정신은 멀쩡한데 방광이 먼저 노망이 들기도 한다. 노화와 더불어 개개인의 질병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배뇨장애를 나타내게 되고, 심지어 스트레스와 불안정한 심리상태 만으로도 방광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한평생 살다보면 여성의 절반 이상이 요실금을 경험하게 된다. 남성들 또한 절반 이상이 전립선 문제로 배뇨장애를 경험한다고 하니 그리 불공평하지는 않은 셈이다.

‘오줌발이 약하다/ 화장실에 자주 간다/ 소변이 급하다/ 속옷에 지린다/ 눌때 아프다’

대개 이 한 줄 안에서 소변관련 증상들이 요약되지만 진단과 치료방법은 꽤 복잡하고 다양하다. 다행인 것은 완전히 늘어져 버린 방광만 아니라면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 물리치료, 행동치료 등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100% 만족스러운 젊은 시절의 방광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현재 상태 보다는 나아질 거라는 있다는 기대를 갖고 전문의를 찾아보자
. 조영래 나사렛국제병원 비뇨기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