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기호일보]2009.06.29 나사렛의료재단 이강일 이사장
작성자명 nasaret 작성일 2011-07-15 9:58:12
내용

 

 

2009년 06월 29일 (월) 16:52:39 안윤경 기자 ayk926@kihoilbo.co.kr

의료법인 나사렛 의료재단 이강일 이사장

의료법인 나사렛 의료재단은 지난 1980년대 전국 최초로 양·한방 협진체제를 갖춘 뇌졸중(중풍) 전문 의료기관이다.

1981년 아내이자 의사인 이순자 병원장과 함께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 ‘나사렛한의원’과 ‘나사렛의원’을 나란히 개원한 이후 최근 연수구 동춘동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양·한방 병원(‘나사렛국제병원’과 ‘송도풍한방병원’)을 새로 건립했다.

지난 26일 나사렛한의원에서 진료를 막 끝낸 이강일 이사장을 만나 ‘뇌졸중’이란 질병과 한의사인 그의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 한의사의 피 물려받아

그는 전북 장수의 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그 동네는 ‘약방뜸’이라 불렸는데 이는 그의 집안이 대대로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의술로 진료를 해 왔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농사꾼이자 전수된 의술로 무료 진료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종기나 골절, 중풍 등 주로 외과 치료를 했는데 사방에서 몰려온 환자가 100m도 넘게 줄지어 기다리곤 했다.

“무슨 이유였는지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5남매 중 둘째인 내게만 의술을 가르쳐 주셨어요. 그러면서 ‘너도 앞으로 무료로 치료해줘라’ 하고 말씀하셨죠.”
남의 병을 고쳐주던 그의 부친은 정작 본인은 50대의 이른 나이에 별세했다.
졸지에 가족의 생계를 떠안은 그는 서울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인생의 반려자이자 사업 파트너인 이순자 여사를 만났다.

한의사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던 그는 뒤늦게 경희대 한의대에 진학, 공부하면서 양·한방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한의대를 졸업한 그는 이 여사에게 의대 진학을 권했고, 이 여사는 이를 받아들여 27세의 나이로 전북대 의대에 진학했다.

이 이사장은 아내가 공부했던 6년 동안 전주에서 한의원을 운영했다.

# 전국 최초 양·한방 및 대체의학 협진체제 갖춰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인 뇌졸중은 예방과 응급치료는 서양의학이, 마비 등 합병증 치료는 한방의학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환자를 서로 교류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을 찾은거죠. 경영이 문제가 아니라 가장 효과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협진체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1981년 간석1동에 ‘나사렛한의원’과 ‘나사렛의원’을 동시에 개원한 이후 뇌졸중 전문 병원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환자가 밀려들자 1990년대 들어 간석2동에 건물을 신축했고, 의료법인을 세웠다.

중풍 환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시설의 부족을 절감했다.

“뇌졸중은 초기 진단과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5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하면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각종 최첨단 시설을 갖춘 병원을 새로 짓게 됐습니다.”
이 이사장은 최근 연수구 동춘동에 ‘나사렛국제병원’과 ‘송도풍한방병원’을 개원했다.

이 병원은 1~3층은 나사렛국제병원, 4층은 송도풍한방병원으로 운영되며 총 350병상 규모의 병실은 6~9층은 양방, 10~11층은 한방으로 나눠져 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검진과 치료를 한군데서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장비를 구비하고 혈관조영술 등으로 혈관 손상을 막을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종합건강검진실, 재활치료실, 물리치료센터, 수중치료실 등 뇌졸중 원스톱 시스템을 완벽히 갖추는 한편,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들을 초빙해 포진시켰다.

특히, 양·한방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 유럽의 전통 의학까지 받아들여 ‘양·한방, 대체의학’이란 3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대체의학은 ‘면역요법’을 이용해 난치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술로 최근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주 치료 대상은 각종 암을 비롯해 파킨슨병, 아토피, 정신질환, 집중력 장애 등이다.

이 이사장은 동춘동에 위치한 ‘나사렛국제병원’이 송도국제도시와 인접한 점을 살려 외국인 환자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동남아, 중국, 남미, 아랍권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관광을 결합시킨 이른바 ‘종합검진 관광상품’을 개발, 관광객들이 호텔 대신 병원에서 묵으며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반 환자들과 구분,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이들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구상이라는 것.
내년부터 국내 병원이 해외에서도 환자 유치를 위한 의료 광고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세계 각국의 교민 신문을 통해 광고를 할 생각이다.

이름을 ‘국제병원’이라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 “의료·복지정책은 약자 위주로 세워야”

한의사를 천직으로 살아온 이강일 이사장은 각종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이나 청소년문제, 통일문제 등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주위의 도움을 뿌리치지 않는다.

특히 그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통일문제다. 제주도 출신인 이순자 여사가 ‘4·3유족회’인 것도 이유지만 그래서 이 이사장은 정치인들과도 교류가 많은 편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외면하지 말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의료나 복지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감기 같이 누구나 걸리는 질환보다는 난치병과 같이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보험 혜택이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부드러운 표정의 그도 의료정책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목소리에 다소 힘이 들어갔다.

50대 나이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보며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게 됐다는 그는 31세부터 술·담배는 물론, 오후 11시 취침·오전 6시 기상이라는 생활신조를 지키며 살아오고 있다.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에 도전하려는 의사가 진짜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뇌졸중 치료에 한평생을 바치게 됐습니다. 다른 병원을 전전하다 온 환자가 비로소 걷게 됐을 때의 뿌듯함은 말로 형언할 수가 없지요. 의사로서의 보람이란 바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이사장이 의술에 평생을 바쳐온 가운데 가장 보람이 묻어나는 한마디다.